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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문식성 함양을 위한 소설교육 연구 - 공감적 상상력을 중심으로

초록/요약

본 논문에서는 다문화 문식성을 함양하기 위한 소설교육에서 공감적 상상력이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전제로, 다문화 소설 속 공감의 양상을 살펴보고 이를 통한 다문화 소설의 교육 방안을 고찰하였다. 다문화 문식성은 다문화 사회의 다양한 문화적·사회적 맥락을 이해하고, 그러한 이해를 기반으로 공동체 내의 소통 능력을 키우는 것이며, 나아가 지식과 기술을 실천적인 영역까지 끌어올리는 인지적, 정의적, 행동적 차원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소설은 다양한 인간의 삶을 다층적으로 형상화한 서사 장르로서, 공감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타자 및 세계에 대한 이해, 그리고 자기 성찰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공감(empathy)은 다문화 교육의 목표인 다문화적 역량 및 다문화 문식성 함양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공감은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지만 “우리로 하여금 다른 사람의 처지에 우리를 놓음으로써 다른 사람을 이해해가는 과정”으로 동감이나 동정과는 다른 것이다. 그러므로 타자의 문제를 간접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소설은 타자와의 공감을 확장시키며, 이를 통해 다문화 문식성을 신장시킬 수 있다. 본고에서는 다문화 사회의 다양한 공감의 과정을 담아내고 있는 김연수, 정이현, 최은영의 소설을 통해 다문화 문식성 교육의 가능성을 모색하였다. 김연수의 소설 「모두에게 복된 새해-레이먼드 카버에게」는 낯선 이방인과의 공감의 과정을 다루고 있다. 이 소설은 주류 자국민과 소수의 이방인이라는 위계적 구도에서 벗어나 개인과 개인이 어떻게 소통하고 공감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이 소설을 통해 학습자들은 타자를 향한 진정한 소통의 자세와 공감의 과정에 대하여 성찰할 수 있다. 또한 정이현의 「영영, 여름」에서는 작은 공감이 소외된 이들을 ‘우리’로 변모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와 민족, 계급과 성별, 신체적 표지 등은 경계 혹은 배제와 차별의 조건으로 작용하기 쉽다. 그러나 진정한 공감은 이러한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 수 있는 가능성이 되기도 한다. 최은영의 「씬짜오 씬짜오」는 다른 두 소설과는 달리 타자와의 소통과 공감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잘 보여준다. 독일이라는 낯선 타지에서 만난 두 가족은 이방인으로서 서로에게 공감하지만, 베트남 전쟁이라는 역사적 상처 때문에 갈등을 겪게 된다. 서로의 입장이 타자에게 강요될 때, 그것은 폭력으로 자리바꿈을 하며, 그 폭력에 의해 환대와 공감은 깨어질 수 있다. 우리 모두는 개인인 동시에 가족의 구성원이며, 국가에 소속된 존재들이기에 진정한 공감을 위해서는 서로의 상황과 환경 역시 이해해야 한다. 학습자들은 이러한 소설들을 읽음으로써 타자와의 공감이 지닌 복합적인 층위를 이해할 수 있으며, 진정한 공감을 위해 필요한 자세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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