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

김성한의 전후소설과 폭발(暴發)의 윤리

Postwar Novels of Kim Seong Han and Ethics of Explosion

초록/요약

김성한의 소설은 기존 연구에서 패배적 허무주의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전후의 실존주의를 대표한다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김성한은 무조건적인 비판이 아닌 책임 있는 대결 의식을 보여주고 있기에, 1950년대 작가 중에서도 강한 긍정의 세계를 추구한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김성한의 전후소설에서는 과거의 꿈들이 부서져 있는 잔해 속에서도 역사를 새롭게 구축하려는 자세(2장), 과거의 잔해들을 수집한 후 새로운 맥락에서 인용함으로써 현재를 구조적으로 재구성하려는 자세(3장), 최악의 상황을 비유하는 소실점에서부터 희망적 미래를 다시 추구하려는 자세(4장) 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김성한을 엘리트주의자나 허무주의자, 관념론자라고 비판하는 기존의 평가는 재고될 수 있다. 1950년대라는 전후 상황은 어중간한 중립 자체가 불가능한 ‘극한의 시대’였기 때문이다. 이때의 극한은 양 극단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긴장 상태를 지칭하기도 하지만, 이와 동시에 그런 대립이 극에 다다름으로써 다른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 또한 최고조에 이른 상태를 의미한다. 이런 ‘극한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김성한의 전후소설은 갈등을 봉합하거나 용해시키지 않고, 그런 현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폭발의 윤리’를 보여준다. 긍정과 부정이 격렬하게 부딪히는 데서 발생하는 폭발 중심의 소설 이 작가가 중시했던 문학적 윤리임을 실천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증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