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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내 역할 수행 및 돌봄 노동 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의 남녀 차이에 관한 연구

초록/요약

본 연구는 기혼 남녀가 가정 내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메커니즘이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 특히 자녀 양육 및 부모 돌봄, 배우자 돌봄 등을 포괄하는 ‘가족 돌봄’이라는 영역에서 그러한 차이가 어떻게 발현되는지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하였다. 한국종합사회조사(Korean General Social Survey) 조사 대상 중 기혼 남녀 734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가사 및 가족 돌봄을 포함한 전반적인 ‘가정 내 역할 수행’과 그 하위 영역이라 할 수 있는 ‘돌봄 노동’ 영역에서 남성과 여성의 역할 수행 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비교분석한 결과, 시간 가용성 관련 변수들이 가장 큰 예측력을 보였다. 여성의 경우 전반적인 가정 내 역할 수행과 돌봄 노동 모두에서 시간가용성과 관련된 다양한 변인들의 영향력이 두드러진다. 자신의 근로시간이 짧을수록, 배우자의 돌봄 시간이 길수록, 배우자의 근로시간이 길수록, 여성의 가정 내 역할 수행 시간이 증가한다. 반면 남성은 배우자의 돌봄 노동 시간이 길수록 가사와 돌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경향을 보여, 부부의 가정 내 역할 수행이 두 사람 사이의 ‘분담’ 차원에서 이루어지기보다 필요 노동량에 따라 함께 ‘연동’해 움직이는 관계에 놓여있음이 확인된다. 둘째, 가족 생활주기 역시 남성과 여성 모두의 전체 가사 역할 수행과 돌봄 노동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였다. 특히 ‘자녀학령기’라는 생활주기는 여성에게 있어 가정 내 역할 수행, 그중에서도 특히 돌봄 노동을 증가시켰다. 그런데 생활주기가 가정 내 시간 사용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은 성별에 따라 달라서, 남성은 생활주기 상 자녀가 커갈수록 가족 형성기와 비교해 가정 내 역할수행과 돌봄 노동이 줄어드는 ‘부적인’ 영향력이, 여성의 경우 반대로 자녀 학령기와 미취학기에 노동시간이 늘어나는 ‘정적인’ 영향력이 두드러졌다. 셋째, 부부간 상대적 자원과 관련된 요인들의 영향력은 미비했다. 남성의 경우 전체 가정 내 역할 수행에 ‘배우자의 절대적 소득 수준’이 영향을 주고, 여성은 돌봄 노동에 있어 ‘본인의 상대적 소득 수준’이 남편보다 많을 때 오히려 돌봄 노동시간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는데, 이 두 경우 모두 상대적인 영향력의 크기는 크지 않다. 특히 남성이 부인의 근로 시간 같은 가족 외 여건과 무관하게 부인이 벌어오는 절대적 소득의 영향만을 받는다든지, 부인이 남편보다 소득이 더 높은 경우에 오히려 더 많은 돌봄 노동을 하는 현상은 부인의 자원이나 시간 부족이 가사노동을 피할 수 있는 이유가 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여성들은 남편보다 소득이 많을 때 오히려 더 많은 돌봄 노동을 함으로써 젠더 수행의 차원에서 사회가 주입한 성역할 이념을 실천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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