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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민의 카프카 해석에서 신학적인 것

Das Theologische in der Kafka-Interpretation Walter Benjamins

초록/요약

신학적인 것이 자신의 사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자주 밝힌 벤야민은 “카프카야말로 내 사유가 밟아온 여러 길들이 교차하는 분기점으로 드러나기에 가장 적합한 대상”이라고 고백한다. 이 길들 가운데에는 유대교 신학적인 길, 그리고 그 길과 긴장관계에 있으면서 그가 생산적인 종합을 모색해온 역사적 유물론의 길도 분명히 포함된다. 나는 이 연구에서 벤야민의 카프카 해석에서 몇 가지 신학적 모티프를 분석하고자 했다. 벤야민에 따르면 카프카 작품의 중심에 현대의 대도시인들에게 익숙한 전치, 왜곡, 소외의 경험들이 있고, 이 경험들은 바로 그와는 반대극에 있는 신비적인 전통을 통해 전해졌다. 하지만 카프카의 작품은 이 전통이 병들어 있음을 보여준다고 벤야민은 언명한다. 이 언명은 유대교가 급진적인 세속화 과정에 있음을 암시한다. 한편 아도르노는 ‘구원의 관점’에서 카프카와 현대를 바라보는 벤야민의 신학적 입장을 ‘역(逆)신학’으로 특징지으며 그 입장을 지지한다. 벤야민은 카프카에게서 ‘계시’는 말할 것도 없고 ‘법’(‘할라하’)이나 ‘가르침’이 겉보기와는 달리 결정적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 데 반해 이야기(‘하가다’)적인 요소들은 계속 해석을 요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카프카의 작품을 개인으로서 더는 경험할 수 없게 된 현대의 상황을 유대교 전통의 ‘하가다’적 이야기(우화와 비유)로 묘사하면서 ‘서사적인 것을 복원’하려는 시도로 파악한다. 벤야민의 신학적 사유는 그가 친화성을 느낀 카프카에 대한 연구를 통해 확장되고 변형되면서 후기의 사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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