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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사피엔스(Tschnosapience)의 감수성과 소수자 문학-윤이형 소설을 중심으로-

초록/요약

윤이형의 작품들은 포스트휴먼의 다양한 양태를 상상하고 포스트바디의 무한한 가능성을 실험하며 포스트휴머니즘의 윤리성을 고찰한다. 등단 이후부터 SF서사를 꾸준히 발표해 온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은 포스트휴먼에 대한 기대와 반성, 그리고 포스트휴머니즘에 내재한 모순과 한계를 재현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글은 윤이형의 다양한 실험적 글쓰기에서 소수자 문학으로서의 가치를 확인하고 그 문학적 성과와 의의를 고찰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윤이형은 기술과학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에서도 몇 가지 상징적 이미지를 통해 인물의 감정과 독자의 공감을 유도하는데, 그의 소설에서 ‘소파’와 ‘언덕’은 포스트휴먼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데에 필요한 요건이 무엇인지를 암시하고 있다. 포스트휴먼은 인간의 몸이 지닌 한계를 극복하고 현실 세계의 모순에 저항하는 방식으로 탈신체화를 실현하는데, 몸을 배제하거나 소거한 상태에서 포스트휴먼은 허무와 절망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따라서 ‘소파’와 ‘언덕’에 부여된 안락함과 평온함의 이미지는 인간에게 편안함과 굳건한 믿음을 주는, 개체적 고유성과 자율성을 담지하는 인간의 몸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윤이형의 소설은 ‘여성’과 ‘노인’의 몸을 로봇의 몸과 대비하여 보여준다. 인간과의 차별에 저항하는 로봇인 ‘수아’의 몸이나 노인의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립, 경제적 고난을 대비적으로 보여주는 로봇 ‘대니’의 존재는 소수자의 소외된 몸에 대한 문학적 표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서사는 포스트휴머니즘 시대에 포스트휴먼의 존재적 의미와 가치를 논하는 것이며 동시에 패러다임의 변화, 인식의 변화, 실천적 행위가 없다면 포스트휴머니즘은 여전히 타자를 양산하고 소외시키며 배제하는 이념이 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윤이형의 소설에 등장하는 테크노사피엔스는 안드로이드 여성, 사이보그 여성, 로봇 여성이며 그리고 노인 여성이었다. 윤이형의 소설에서 포스트휴머니즘은 여성의 존재적 가치와 개념에 대한 현대사회의 반성과 성찰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포스트휴먼 주체로서의 여성, 그리고 포스트휴머니즘에서의 여성을 테크노사피엔스의 감수성으로 문학화 한다는 점에서 윤이형의 소설은 사이보그 글쓰기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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