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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차 세계대전 말 유럽의 국제정치와 민족자결주의

초록/요약

이 논문은 19세기 말부터 제 1차 세계대전 후반까지 유럽의 민족자결주의 담론을 분석함으로써, 윌슨의 민족자결주의론의 대두에 대한 새로운 설명을 제시하는데 목표가 있다. 본고는 민족자결주의가 유럽 좌파들 사이에서 먼저 공론화된 담론 체계였음을 밝혔으며, 논쟁과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담론 체계, 특히 레닌의 그것은 대체로 민족자결주의를 식민지 문제로 확대시키며 그것의 반제국주의 대의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었음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이들의 민족자결주의 담론은 1917년 러시아 혁명 이전까지는 좌파 진영 내부의 논의 대상에 불과했다. 민족자결주의가 본격적으로 유럽의 공적 영역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던 것은 종전이 임박한 듯 보였던 1917년 봄이었으나, 당시 레닌과 볼셰비키의 민족자결주의를 제외하고는 그것의 주창자들 모두는 이를 반제국주의가 아니라 제 1차 세계대전의 전후 처리, 특히 중동부 유럽의 국경 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 정도로 인식하였다. 이런 흐름은 소비에트 러시아와 독일 등 동맹국들 간의 종전 협상이었던 브레스트-리토프스크 회담 과정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으며, 잘 알려진 윌슨의 민족자결주의 주장 역시 이러한 당시 맥락에서 등장하여 제 1차 세계대전의 전후 처리를 위한 원칙으로 제시된 것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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