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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신체의 잠재성과 가능성-박완서의 노년소설을 중심으로-

초록/요약

이 연구는 박완서의 노년소설에서 주요 서사로 작동하는 회고와 성찰의 에피소드가 노년의 신체, 몸의 변용에서 발생한다고 보고 노년의 신체에 내재된 잠재성과 가능성을 밝히는 근거로 삼는다. 또한 박완서의 노년소설에서 노년 인물이 어떻게 능동적 변용을 겪는 데 이르는가에 대해서 분석해 보고자 한다. 박완서 노년소설의 특징으로 지적된, 삶에 대한 긍정적 자세와 적극적인 태도를 가능하게 하는 본질적인 요인을 스피노자의 정동 개념을 통해 제시할 것이다. 본고는 박완서의 소설에서 노년 인물들의 정동적 변화 양상을 고찰하였다. 먼저, 박완서의 노년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신체를 통해 자신의 실존을 유지하고자 하는 노년의 몸을 확인해 보았다. 박완서의 소설에서 노년의 몸은 먹고, 일하며, 두려워하기도 하는 몸이다. 이는 노년의 몸을 생명체의 몸과 성찰하는 몸 사이의 이원론을 해체하고 정동적 경험을 통해 주변과 관계 맺고, 재구성되며 스스로 갱신하는 몸으로 인식하게 한다. 박완서의 노년소설이 긍정과 이해, 포용과 상생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노년의 인물들이 발산하는 정동의 힘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그러한 정동적 에너지는 독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박완서의 노년소설에서 중심인물들은 노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자기 욕망의 적합성, 타당성을 분별하게 된다. 본고는 그 과정에서 정동적 체험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피노자는, 인간의 삶은 노예의 삶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의 욕망에 충실한 삶인지를 확인하기 전에 그 욕망의 발생 원인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욕망의 성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욕망의 타당성, 적합성을 분별해야 한다. 그것이 자유인의 삶이고 인간 해방의 윤리이다. 이와 같이 박완서의 노년소설에 나타난 노년에 대한 긍정성, 노년기 삶의 가능성, 노년 신체의 잠재성 등을 고찰해 보았다. 감각 정동의 자극에 따른 신체적 변용과 정서적 변용은 노년의 인물을 수동적 정념에서 능동적 정념으로 변화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나타났다. 박완서의 노년 문학이 삶에 대한 긍정과 포용으로 인식되는 본질적인 요인은 감각 정동의 생산과 확산을 통해 노년의 자기갱신과 자유인으로서의 삶을 기획하고 구성하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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