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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담론은 사라진 것인가, 삭제된 것인가? 20대 대통령선거에 대한 정치사회학적 고찰

Undoing the Political Discourse: The Political Sociology of the 20th Presidential Election in South Korea

초록/요약

이번 20대 대통령선거의 한 가지 주목할 만한 특징은 거대 양당 모두 정치담론을 통해 유권자들을 동원하고 지지를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보다 이들을 낱개 공약에 호응하는 개별 소비자로 간주하는 세일즈 전략으로 일관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정치의 5년 주기 권력독점 구조나 미디어의 영향력 증대로 인해 장기적 안목의 정치담론이 만들어질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는 해석을 제시한다. 반면 이 글은 칼 폴라니의 정치사회학적 분석틀을 활용하여 신자유주의 상황에서 한국 국가-사회관계의 변화 궤적을 추적하고, 이번 선거에서 정치담론이 그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정치행위자에 의해 “삭제”(undoing)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문재인 정권은 경제사회적 위기 완화를 통해 정당성을 도모하고자 다양한 시장개혁정책을 실시하였으나, 잘못 디자인된 주요 개혁정책으로 인해 사회가 신자유주의 질서에 적응하기 위해 어렵게 구축해 온 생존방식마저 위협받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이로 인해 국가의 시장 개입을 반대하는 대중 반동이 이어진 가운데 치러진 이번 대선에서 양당 후보들은 정치적 프로젝트나 시대정신 대신 공리주의나 시장자유주의 등의 몰(沒)정치적 가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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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요약

One of remarkable characteristics of South Korea's presidential election in 2022 is that major political parties hardly made use of political discourses to mobilize voters collectively but regarded them as individual customers who would respond to separate pledges. Commentators have understood that long-term political discourses have been “disappearing” due to a frequent rotation of strong presidential power or the growing influence of the media on politics. Drawing upon Karl Polanyi's political sociology analyzing the trajectory of state-society relations under capitalism, however, this paper argues that political discourses are not simply disappearing but “undone.” Although former President Moon Jae-in launched new progressive policies that would alleviate neoliberal crises, the maladministration of several key policies has imperiled the methods that have long guaranteed the social subsistence of ordinary people. As the people have become reactionary against the political intervention of the state, candidates of the two major parties have distanced themselves from grand political projects but put to the fore utilitarian value and market liberalism alternativ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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