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공선행록>에 나타난 가장권(家長權) 행사의 문제
A Problem of the Patriarchal Rights in Yuhyogongseonhaengnok
- 주제(키워드) Yuhyogongseonhaengnok , Hyo(孝: the filial piety) , Yi(義: the righteousness) , public sphere , private sphere , family head , patriarchal rights , Koren Family Saga. , <유효공선행록> , 효 , 의 , 사적 영역 , 공적 영역 , 가장 , 가장권 , 국문장편소설
- 주제(기타) 한국어와문학
- 설명문(URI)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004592
- 등재 KCI등재
- 발행기관 한국고전여성문학회
- 발행년도 2015
- URI http://www.dcollection.net/handler/ewha/000000235625
- 본문언어 한국어
- Published As http://dx.doi.org/10.17090/kcwls.2015..30.155
초록/요약
<유효공선행록>은 늦어도 18세기 중엽에는 창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국문장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삼대록계 국문장편소설 중 비교적 이른 시기의 작품으로, 대개의 오락적 소설이 지향하는 흥미담을 삽입하거나 전형적인 성공서사로 끝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적 작품이라 할 만하다. 이 작품의 주인공이 효우한 군자형 인물이라는 사실은 서술자 발화 및 사건에 의해서도 거듭 확인되고, 또 이 작품의 작가의식이 가문 내지 가문의식과 밀접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이 작품이 가문을 중시하는 과정에서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의 경계가 매우 불분명하게 설정된다는 점이다. 유연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은 모두 조정의 대신들인데 그렇다면 유연은 과연 이상적 인물인가, 만약 이상적이라면 무엇에 관하여 이상적인가 하는 지점이다. 본고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품이 내세우는 효(孝)와 의(義)의 관계에 대해 검토하였다. 그 결과 이 작품은 사건 속에서 불효(不孝)와 불의(不義)를 선택적 관계로 설정함에 따라 효(孝)하려면 불의(不義)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상황을 설정하고 있다. 효가 의를 넘어서는 이 작품은 조정대신들이 공적 임무 수행과 사적 욕망이 충돌할 경우 별다른 고민 없이 사적 욕망을 선택하는 것으로 그리고 있다. 즉 사적 영역에 속하는 욕망이 공무에 우선하는 일종의 배임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의 사적 욕망이란 자기 가족의 안위와 영화이다. 이 같은 선택을 하는 인물은 그 가문의 가장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서는 가장의 선택이 곧 권위가 되는 상황을 긍정하고 있다. 가장이 가문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그것이 가족 구성원에 대한 신체적 폭력이든 혹은 대(代)를 이은 장자권의 교체이든 아니면 부당한 처사이든 간에 가족 구성원들은 가장의 말에 순종해야 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이 작품에서 그리는 폭력적이며 독단적인 가장권은 서술자 발화, 부인들의 순종 등으로 미화된다. 이는 조선시대의 가장권과 관련 있는 부분이다. 이 와중에 유부(柳府)는 번영했다. 유연은 유부를 위한 이상적 인물이고, 이때의 이상은 다름 아닌 유부의 안정과 번영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소위 가문서사가 지향하는 가문을 위한다는 것, 즉 가문의식의 내용성에 대해서는 진지한 문제제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유효공선행록>을 통해 드러난 폭력에 가까운 가장권, 가문이 가장 우선되는 가치이기에 비롯되는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경계에 대한 불분명한 태도는 조선시대 가문서사가 지향하는 가문이라는 가치가 지니는 비윤리적 성격을 시사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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