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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金化) 유배기 이가환(李家煥) 한시(漢詩)의 전개 양상과 문학적 가치 kci등재

A Study on the Aspect and Literary Values of Sino-Korean Poetry That Lee Ga-hwan Left during His Exile Life in the Gimhwa Region

초록/요약

이 논문은 정조 대의 저명한 인물인 금대(錦帶) 이가환(李家煥)의 한시 가운데 특히 김화(金化) 유배(流配) 과정 및 금화 현지에서 남긴 작품을 대상으로 삼아 문학적 성격과 가치를 고찰한 결과이다. 김화 유배기의 한시는 현전하는 이가환의 작품 중 문학적으로도 주목할 만한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이가환의 정신을 이해하는 데도 핵심이 되는 자료들이다. 유배자로서의 비감에 초점을 맞추었던 기존의 연구사와 달리, 본고에서는 유배 체험이 오히려 이가환의 한시를 풍부하고 깊이 있게 만들었다는 관점에서 논의를 전개하였다. 먼저 제2절에서는 정주 → 한양 → 김화의 동선을 따라 유배되는 과정에서 그가 관서(關西) 사민(士民)들의 숙원을 대면하는 과정을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관서의 사민들과 이별하는 과정에서 남긴 시편들에는 관서 차별을 비판하는 태도와 현지인들에 대한 동감이 담겨 있었다. 이곳에서 인연을 맺은 선비들은 훗날까지도 이가환과의 인간관계를 이어나가며 깊은 교감을 나누게 된다. 제3절에서는 유배지인 김화의 정치적·지리적 조건을 미시적으로 살핀 다음, 유배지인 이곳이 이가환 본인에게 한지(閒地) 방출(放出)로 인식되고 있었다는 사실과 유배 생활 중의 복합적인 감정을 헤아려보았다. 부자유한 처지에서 발원한 우수의 서정이 김화 유배기의 정서 기조 중 한 갈래였음은 부정할 수 없으나, 그는 점차 현지에 적응하면서 안정과 여유를 찾고 자신의 상황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 이어 제4절에서는 작품 분석에 중심을 두고 유배 체험에서 계발된 감성과 시적 형상을 고찰했다. 격렬한 정치 투쟁으로부터 멀어진 대신, 유배자가 된 그는 고요한 반성과 자아의 대면, 사람 간의 진정한 어울림, 동지적 연대와 격려, 민생의 현장에 대한 밀착 보고를 시로 전환하여 표상해내었다. 이런 면모는 이가환 한시의 성숙도를 가늠하게 해주는 징표들이었다고 판단된다. 제4절에는 이상의 논의를 요약하면서 이가환 한시의 가치를 되새김하였다. 자신에게 닥친 불운을 상대하면서도 타인과 세상의 아픔을 응시할 줄 알았던 태도가 이가환 한시를 빛나게 한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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